
"실제 대입 면접처럼 모의면접을 하고 사정관,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아서 너무 재밌고 도움이 됐어요." 지난 25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동국대 입학사정관전형 모의체험 행사에서 학생들은 저마다 어제 했던 모의면접 성적표를 받고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동국대는 예비 고2~3 학생 총 100명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지방 학생들을 배려해 50명의 학생들을 지방에서 초청해 24~25일에 걸쳐 1박2일 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천안 복자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우해림 양은 평소 말을 잘 하는 편이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모의면접 평가를 받아본 결과 의사소통 점수가 낮게 나와 처음엔 의아했다. 우양은 "잘 몰랐는데 말하는 중에 '되게'란 표현을 많이 쓰는 게 감점요인이었다"며 "실제 면접을 볼 때 이 부분을 고치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울산 호개고 3학년 김만재 군은 "다른 친구들은 면접관과 눈을 잘 못 마주쳤는데 저는 아이콘택을 잘 한 부분이 강점이라고 평가받았다"며 뿌듯해했다.
하지만 단점도 지적받았다. 김군은 "회계사가 꿈인데 이 직업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아 이 부분을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참가 학생들이 꼼꼼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3단 면접 평가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가 학생들은 24일 오후 모의면접을 끝마친 후 저녁 시간에 같은 학과 지원자들끼리 모여 우선 본인 스스로 자신의 면접에 대해 평가했다. 이후 자신의 면접을 참관했던 다른 학생들이 작성한 자신의 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5일 오전에는 입학사정관들이 새벽 5시까지 밤을 새워가며 점수를 매긴 성적표를 놓고 입학사정관들과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김홍희 입학사정관은 "이번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모의체험 행사인데 지난해 피드백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부분을 올해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올해는 학생들이 모의면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았다고 말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면접 질문도 실제 면접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웠다.
법학과를 지원한 학생에게는 이번 소말리아 피랍사건을 외교적 방법으로 푼다면 어떤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광고홍보학과를 지원한 학생에게는 명품 브랜드가 갖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매길 수 있는지 물어봤다.
울산 삼산고 3학년 건요한 군은 "지원 학과와 관계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많이 받아 당황했다"며 "실제 면접을 볼 때는 지원 학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모의면접 소감을 밝혔다.
모의면접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포트폴리오 작성에 대한 팁도 제공됐다.
김홍희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활동은 많이 하는데 이 활동들을 논리적으로 엮어 서류를 작성하는 부분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며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의 고등학교 활동들이 대학에서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포트폴리오 작성 시간에 자신의 고등학교 활동사항을 한 장으로 압축해 논리적으로 적었다.
김군은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려면 활동을 조금 하더라도 그 활동에서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을 얻어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대학교 공부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제시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양은 "활동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동국대에 합격한 선배들과의 대화 시간도 유익했다. 김군은 "선배들이 자신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는지 알려줘서 유익했다"며 "한 선배는 작성했던 포트폴리오를 따로 보내주겠다고 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