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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거례리 청동기시대 유적 현장설명회 개최
발행일자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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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조사 전문기관인 한백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영일)과 예맥문화재연구원(원장 정연우)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4대강 살리기(북한강) 사업구간 12공구내’에 위치한 “화천 거례리 청동기시대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의 발굴허가를 받아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현장설명회 및 학술자문회의가 2011년 6월 23일 11시 거례리 발굴현장에서 개최된다.
거례리 청동기시대 유적은 4대강 살리기 사업지구에서 조사된 유적 중 화천 원천리유적과 함께 가장 대규모에 해당되는 유적이다. 거례리 유적이 학계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79년 지표에서 수습된 유물이 관계기관에 신고 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이 일대가 경작지로 지속적으로 활용되면서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지역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이 상태로 경작이 계속될 경우 남은 유적도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하여 있었다. 그러던 중 북한강권역에 대한 하천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전체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거례리유적은 지난 2010년 3월 15일부터 4월 26까지 시굴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청동기시대 대규모 마을 유적이 확인되어 2010년 6월 4일부터 강원고고문화연구원 등 5개 기관이 합동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에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는 거례리 4구간에서 조사된 유구는 약 387기이다. 유적의 종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석기시대 주거지 1기, 청동기시대 주거지 179기, 수혈유구 205기, 주구석관묘 1기, 삼국시대 횡혈식 석실분 1기 등이다. 가장 많은 유구는 청동기시대의 것인데 현재까지 북한강 상류지역에서 대단위 마을 유적이 거의 완전하게 발굴된 최초의 사례이다.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여러 시기에 걸친 유적이 중복되어 있다. 대규모 경작과 자연 현상으로 심하게 교란된 것도 있지만,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화재주거지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주거지의 구조와 형태 및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하여 사용된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대체로 B.C. 13세기부터 B.C. 6세기까지의 주거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한 지역에서 이 같이 오랜 기간의 마을이 존속했던 유적이 출토된 것은 보기 드문 예이다. 따라서 북한강 상류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문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예맥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한 21호 주거지는 길이 26.34m, 너비 9.25m로 면적이 약 243.7㎡(73.7평)에 달하는 초대형 주거지이다. 내부에서는 석상위석식(石床圍石式, 주위에 돌을 돌리고 바닥에 판석을 깐 형식)의 화덕자리와 2열×7행의 초석이 출토되었고, 돌대문토기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어 청동기시대 중 매우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밖에 한백문화재연구원에서 조사한 지역에서는 주구석관묘(무덤 주변을 도랑으로 두른 돌널무덤) 1기도 확인되었다. 내부에서는 유물이 출토되지 않아 정확한 조성시기를 알 수 없으나 청동기시대의 늦은 시기에 조성된 주거지가 무덤의 도랑을 파고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아 그 보다는 빠른 시기에 만들어졌던 무덤으로 파악된다. 이는 주변에 분포한 고인돌과 함께 “거례리 청동기시대 유적”에 살았던 사람들이 조성한 분묘의 변화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적으로 주목된다.
이 유적에서는 각 시기의 특징적인 물질문화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토기와 석기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특히 돌대문토기·공렬토기·호형토기 등 토기류와 일단경식·이단경식·일체형 등의 석촉 등은 시간성을 반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물로서, 이들을 기준으로 주거지의 단계적인 변화는 물론 북한강유역의 청동기시대 문화의 시간적인 변화양상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화천 지역에서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청동기시대의 대표 취락인 거례리유적과 북한강유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한성백제시대 대규모 취락인 원천리유적이 대대적으로 발굴되었다. 향후 발굴조사에서 얻어진 결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종합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북한강유역의 청동기시대에서 삼국시대에 이르는 문화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두 유적의 발굴조사가 완료된 후에도 유적이 온전히 보호되도록 현지에 성토 보존한 후 초화류 등을 식재하는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브라이트에듀저널 조오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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