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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등급 투자 -'공부' 시간 투자, 어떤게 바람직?

발행일자 : 2011-03-30
“30분 더 공부하면 배우자의 얼굴이 바뀐다’ 라는 급훈도 있대!”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들려줬더니 ‘언제 적 얘긴데’ 하면서 하나같이 시큰둥하다. 나만 이제야 주워들은 거다. ‘아~ 내가 알게 되면 모두가 아는 얘기가 되는 나의 정보력이란 쯧쯧......’

공부와 배우자 얼굴의 관련성이 일리가 있으니, 엄숙한 말씀이 차지하는 급훈에 채택되었으리라. 학생들에게 공부를 악착같이 하라고 별의별 처방을 다 쓰는 판국이니 이러한 급훈이 기발하기도 하고 그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결국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공부는 한없이 써도 마르지 않을 양의 돈을 벌거나 어떻게 휘둘러야 할지 모르는 권력을 쥐는 것이든지 외모가 출중한 결혼 상대를 만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되겠다. 이중에서 우리자녀들에게 제일 솔깃한 미끼는 무엇일까?

어여쁜 외모의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마주친 쪽은 아무래도 무방비 상태가 된다. 프리미엄이 대단하다. 잘생긴 것 하나가 특별히 장점이 많지 않거나 그의 부족한 면들을 상쇄하는 힘이 있다.

우리가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감정에 휘둘림을 증명하는 하나의 예이다. 괴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목구비 수려한 사람을 보면 살짝 무장을 하는 편이다. 얼굴값 하는 사람 많으니까 주의하라고 경계경보를 발령한다.

보이는 것에 홀려 판단이 무뎌질까봐 깐깐해진다고 할까. 생김새에 감탄을 했으니 이 양반의, 나타나지 않은, 결핍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반대로 미모를 앞세울 정도는 아닌 사람이면 어딘가에 담겨 있는 매력을 찾아야겠다는 호기심이 인다.

하나를 보고 열을 단정 짓지 말자. 인물이 좋으면 그의 성정도 미모만큼 나무 랄데 없을 테고 비겁하지도 않으며 무슨 일을 해도 광채가 나리라고 짐작한다. 그가 영화의 주인공마냥 전능하지 않다는 걸 수차례 확인하면서도 멋있는 이성을 만나면 또 다시 착각을 반복한다.

어쩌다 칭송받는 생김새로 태어났을 뿐인데 인간의 여타 장점이나 개성보다 값을 높게 쳐주는 세상 이치를 모르겠다. 추남, 추녀도 비율로 따지면 흔치 않은데 배척받는 걸 보면 희귀성의 원리도 아니다.

심성이 고운 사람이나 올곧은 사람은 인물 좋은 것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고대에서부터 인간은 진리와 선, 아름다움을 갈망해왔고 자신의 정신과 육체가 진선미를 균형 있게 구현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욕망으로 범벅이 된 ‘미’만이 비대해져서 불편하다. 문명과 지혜가 최고로 쌓인 오늘의 우리가 도리어 자잘한 욕망에 맥을 못 쓰고 미를 대하는 안목도 나지막하기만 하다.

외모가 강력한 무기임은 유치원생도 알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얼굴의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 공부하라고 교실에 걸어놓지 않아도 다들 체득하고 있다. 학교든 사회든 대놓고 공부의 목적을 천박하게 만들지 말자.

이와 더불어 우리의 엉터리 미의식을 따져보자. 긴 머리는 젊은 여성의 표상처럼 되어 있다. 치렁치렁한 머리가 부담스러워(?) 딸에게 좀 잘라 보라고 한마디 건네면 단칼에 거부한다.

조선 말 단발령이 떠오를 정도로, 싹둑 잘리면 큰일 날 것처럼 반응한다. 머리카락이야 또 자라니 한 번 쯤 변화를 주라고 권해온 지 십년이 넘었지만 마이동풍이다. 긴 머리에 대하여 남녀가 부여하는 판타지가 있어서인지 무조건 긴 머리를 나부끼는 일률적인 스타일이 횡행하고 있다. 개성을 중시하고 튀고자 하는 요즘 젊은 세대가 유행이라는 흐름에 맹목으로 따르는 경향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는 불가침의 미가 담겨있다. 외모에 불만족한 사람이 할 일은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바꾸는 노력이어야 할 것 같은데 세상에 자신을 맞추려고 발버둥 친다. 이점이 묘하다.

대학이건 아름다움이건 하나의 잣대에 따라 줄 세우고 있다. 불만족은 상대적이고 당대의 인위적인 기준에 못 미쳐서 생긴다. 무엇이 아름다운지에 대해 고찰하고, 누구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자.

정형화되고 근거 없는 규정에 따르려고 자신을 수정하느라 통증을 참고 비용을 허비하지 말자. 외모 때문에 어떤 차별과 서러움을 경험했다면 잘못된 미의식과 차별을 없애야지 개별적으로 외모의 등급을 올리는 일에만 공들이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한국통합뉴스 김 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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