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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청운고 T&L

발행일자 : 2011-02-08
오늘은 내가 선생님 "T & L"

현대청운고등학교에는 아주 특별한 수업이 있다. 'Teaching & Learning', 일명 'T & L(티앤엘)'이 그것이다. 이 수업에서만큼은 선생님이 아닌 학생들이 칠판 앞으로 나와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마음껏 친구들에게 가르친다. 대개 5~6명 정도가 한 조를 이뤄 수업을 준비하고 시행한다. 돌아가면서 순서가 주어지기 때문에 한 사람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수업을 준비하게 되고, 모두가 한 번씩 선생님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데 의미가 있다. 수업 내용은 각 조 별로 조원들과 협의해 결정하는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심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T & L은 현대청운고의 1학년 학생이라면 모두 피해갈 수 없다. 1학년 2학기 매 주 목요일 자습 2차시는 정해진 T & L 시간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정해놓은 것은 여기까지 뿐이다. T & L이 얼마나 원활히 이루어지냐는 학생들의 손에 달려 있다. 조를 편성하는 것부터 주제를 결정하는 것, 수업 내용, 수업 진행 방식을 고안하는 것까지 모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지 몇몇 특색 있는 조들을 살펴보았다.


T & L 수업 중인 학생들

책 속의 사상과 경제를 파헤친다!

1학년 6반 6명의 남학생(강구헌, 곽규호, 김강희, 류동완, 윤효빈, 조현기)들이 모여 만든 이 조는 책을 활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수업은 2인 1조로 이루어진다. 책을 한 권 선정해 한 사람은 책 속에 나타난 경제체제를 다른 한 사람은 책 속에 담겨있는 철학 사상을 강의한다. 예를 들어 알베르 카뮈의 < 페스트 > 를 주제도서로 선정했다면 발표자들이 먼저 책을 읽은 뒤, 지하경제와 카뮈의 실존주의에 대해 공부하고, 친구들에게 이를 소개한다. 이 조의 수업에서 지금까지 다룬 책들은 '유토피아(토마스 모어), 페스트(알베르 카뮈),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이다. 수업한 내용과 관련해 출제된 논술 문제를 함께 살펴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의 관심 분야를 모아모아

문과를 지망하는 여학생 4명(박미연, 유수봉, 이소영, 차예지)이 뭉쳤다. 개성 넘치는 네 명의 여고생들은 각자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꾸려나간다. 경제, 정치, 외교, 역사 등 분야도 제각각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잘 알지 못했던 주제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미국의 이란 제재, G20 정상회담, 박정희와 그 주변인물 등 여러 가지 주제로 수업이 이루어졌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수업을 진행한 친구의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 다음 수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우리의 관심 분야를 모아모아

교과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바탕이 되는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스킬'이라 불리는 응용 기술까지 학습한다. 1학년 2반 학생들(박재양, 송상원, 유성재, 이강현, 정일도, 조현준)이 모여 만든 이 조는 학교 내신 시험을 준비한다는 목적이 뚜렷하다. 정규적으로 2학기에 시작하는 T & L을 1학기부터 진행해왔을 정도로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특히 중간․기말고사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시험기간 초반에는 수학, 영어, 물리 등 전반적인 이해를 필요시 하는 과목을 배치하고, 시험일자가 가까워질수록 생물, 국사, 지리 등 암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배치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또, 친구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매 수업 마다 제목을 붙였다. 이를테면 수학 시험 대비 수업을 교내에서 인기 많은 수학선생님의 이름을 넣어 '김태근 따라잡기'라고 이름 붙인 것.

T & L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신영 학생은 "선생님께서 하시는 수업과는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하는 수업인 만큼 부담이 없어 수업을 듣기에도 편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차예지 학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직접 준비도 하고 수업도 해 보니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류동완 학생은 "각 조마다 수업 장소를 정해 놓아 산만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T & L 수업 장소 및 여건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강규태 학생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수업이 한 번에 그치고 만다.", 이소영 학생은 "자습시간에 하니 못 할 때가 많았다.", 강구헌 학생 역시 "규칙적이니 않으니 (T & L을) 하는 조랑 안 하는 조랑 충돌이 생긴다."며 규칙적인 수업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대청운고등학교의 특색활동으로 자리매김한 T & L이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점도 많고 고칠 점도 많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조를 꾸려 수업을 준비하고 친구들 앞에서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고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2011년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좀 더 다듬어지고 개선된 T & L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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