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회장 이재정·이하 경기적십자)가 지난해 경기일보와 함께 진행한 위기 가구 모금 캠페인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수혜 가구들이 전한 마음이다.
경기적십자는 지난해 4천여명의 개인 및 기업 후원자로부터 4천374만여원을 모금, 위기에 처한 경기도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다. 경기적십자는 2025년에도 위기 도민 지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기적십자와 경기일보의 지난해 캠페인 성과와 내년도 사업 계획을 들여다본다.
Saving lives…절망 속 위기 가구에 다시 살아갈 희망 선사
경기적십자는 지난해 6개 위기 가구를 발굴해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캠페인을 전개, 4천374만여원의 성금을 모았다. 성금은 현재 4개 가구에 전달됐으며, 지난해 하반기 모금이 시작된 2개 가구에는 올해 1~2월 중 모금액이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해 모금액은 2021년 1천400여만원, 2022년 2천600여만원, 2023년 4천여만원에 이어 증가했으며, 각 가구에 생계비와 질병 치료비, 교육비 등으로 사용됐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어머니와 유아 2명 등 5명의 자녀를 부양해야 하지만 남편마저 불의의 사고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A씨는 가장 절박했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넷째(5살)와 막내(4살)의 보육비, 초등학생 셋째 교육비와 더불어 어머니의 주간보호센터 이용료까지 매달 50만원의 고정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공과금 납부마저 벅찬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A씨는 경기적십자에 “매일 여덟 식구의 생계와 아이들의 양육비 부담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생계를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준 적십자, 후원자 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매번 밀리던 넷째와 막내의 어린이집 자부담금 24만원과 생활필수품, 아이들의 기저귀 및 양육비, 어머니의 시설 이용료 등에 모금액을 소중하게 사용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갑작스럽게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4남매와 덩그러니 세상에 내던져져 우울증을 앓던 B씨도 경기적십자의 모금 활동으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B씨는 남편의 사망 이후 우울감과 죄책감이 점차 커지며 아이들을 돌볼 힘조차 없었고, 첫째는 외상후스트레스, ADHD, 우울증을 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째는 희귀 난치성질환(질베르증후군) 시신경염, 우울증으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했고 생활고 탓에 보육 시설에 맡긴 셋째 역시 우울증 탓에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는 상황이었다.
모금액을 전달받은 후 B씨는 경기적십자로 보낸 수기를 통해 “첫째가 중학교 입학하면서 학습의 어려움을 호소했었는데, 후원 덕분에 일정 기간 교육비 지원이 가능해져 친구들과 학원을 함께 다니게 됐다”며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는 데 아이들이 웃고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몸도 건강해지면서 아이들에게 역시 정서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됐고, 요즘에는 가족이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새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무장 세력에게 가족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입국했지만 극심한 생활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C씨도 위기 속에서 경기적십자의 후원을 받았다.
파키스탄에서 신장 이식 직후 난리를 겪어 급하게 한국으로 온 C씨는 의료진이 절대 거르지 말아야 한다고 한 신장 질환 관련 약을 경제적인 사유로 복용할 수 없었다. 결국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C씨의 건강은 주 3회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했지만, 난민 신청자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경제 활동이 가능했던 C씨의 동생도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C씨는 병원비는 물론, 동생, 딸과 함께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생활비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적십자의 모금은 C씨의 신장 투석을 위한 의료비로 전액 지원됐고, 그는 그간 밀려있던 투석 비용을 납부하고, 일정 기간 의료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인·이주민·청소년 모두에게…새해에도 계속되는 위기 가구 지원
을사년 새해에도 경기적십자는 생활고, 자연재해, 질병 등으로 위기에 처한 도민에게 재기의 계기를 마련해줄 예정이다.
올해 경기적십자는 4천670가구를 대상으로 생필품, 정서 지원 등을 전개하는 ‘희망 풍차’ 사업을 진행한다. 지역 내 아동?청소년, 이주민(다문화가정, 난민 등), 노인 가구 등이 대상이며, 갑작스러운 위급 상황으로 당장 도움이 필요한 취약 계층에 대한 긴급 지원이 핵심이다.
경기적십자는 올해도 취약계층에 주거, 생계, 의료 등 상황별 맞춤 지원을 전개, 복지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기적십자는 ▲자립 준비 청년 기초생필품 정기 지원 ▲노인가구 정기방문을 통한 고독사 예방 활동 ▲지역 이주민(다문화, 재정착 난민, 사할린 동포) 수요 중심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업 계획을 수립,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경기적십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익명의 수많은 기부자, 기업의 온정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소중히 쓰였다”며 “올해도 많은 후원의 손길이 있길 바라며, 경기적십자도 위기 이웃 발굴과 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씨는 “제때 투석을 받지 못하며 상태가 위독해질까 항상 걱정해왔는데, 우리 가족에게 치료비와 생활비가 주어져 큰 힘이 됐다”며 경기적십자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와 함께 경기적십자는 올해 초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새터민 가정, 어머니를 여의고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어린 여동생을 홀로 돌보는 소년가장에게 모금액을 전달하며 다시 일어설 희망을 선사할 예정이다.
출처 : 경기일보 용인so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