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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의 부활’ 택시합승, 기사도 승객도 불만
발행일자 : 2022-02-09
40년 만에 부활한 ‘택시 합승제도’가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새출발을 알린 합승제도가 곧 경기도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택시 합승제도가 부활했다.
합승제도를 적용받기 위해선 각 플랫폼 업체들이 국토부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한 뒤 협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로선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선정됐던 ‘반반택시’ 서비스만 합승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반반택시 어플로 합승 택시를 호출하면 다른 승객과 동선이 70% 이상 일치할 때 합승할 수 있고, 요금은 이동 거리에 따라 자동 계산된 뒤 반반으로 나눠 결제된다. 이용은 출발지가 서울일 때 가능하고 이용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국토부가 이 같은 합승제도를 부활시킨 건 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택시기사의 수입 증대와 심야 교통난 해소를 노린 카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합승을 호출하는 손님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오후 11시께 취재진이 사당역 인근에서 과천정부청사를 목적지로 하는 합승택시를 호출했지만, 30분 넘게 잡히지 않았다. 서울에 직장을 두고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은 의정부시, 고양시, 과천시, 수원시 일대 주민들은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서울로 직장을 다니는 박승환씨(32) 역시 지난 8일 야근을 마친 뒤 귀가하기 위해 반반택시 어플로 합승을 호출했지만, 끝내 목적지가 같은 승객을 찾지 못했다. 결국 박씨는 평소처럼 비싼 금액을 주고 홀로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택시 기사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수원에서 20년째 개인 택시를 운영하는 권혁륭씨(64)는 “애초에 승객들이 합승을 꺼리는데 어떻게 합승을 통해 기사들의 소득이 늘어나겠느냐”며 “이런 정책을 두고 탁상공론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행 합승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합승에 기꺼이 참여하는 택시들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아직 초기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코로나19 감염과 각종 범죄 노출 등 안전상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용객이나 기사들이 택시 합승을 꺼리고 있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안전 문제와 관련해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좌석을 앞뒤로 떨어뜨려 배치하거나 보험을 확대하는 등 보안조치를 국토부 시행규칙에 명시하고자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경기일보 용인son뉴스 손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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