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방호(사진)가 돌아왔다."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내 친박(친박근혜)계 등으로부터 '공천학살의 주역'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 전 의원이 28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직속 지방분권촉진위원장 위촉장을 받았다. 이로써 이 위원장은 3년 만에 정치적 복권을 달성했다. 이 위원장은 18대 총선 당시 친박 지지자들로부터 집중 낙선대상이 됐고 경남 사천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패배했고, 그 후 내각 등 정부요직에 기용되지 못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이 위원장이 친이(친이명박)계의 개헌추진 작업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대통령 직속기구의 장관급으로 컴백, 한나라당 계파갈등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겉으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한 핵심 의원은 "우리는 과거를 다 잊었다"며 "'공천학살'을 이방호 사무총장이 혼자 다 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현재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주자 여론지지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이계를 포용해야 할 상황에서 과거의 상처를 자꾸 거론, 친이계와 감정대립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통령직계나 이재오 장관과 가까운 의원들이 이 위원장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 전 총장이 공천과정에 자기 사람을 심는 등 욕심을 부리면서 공천방향이 많이 엉클어지고, 친박과도 필요 이상의 감정싸움을 벌이는 소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