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의 시간. 1980년 5월 광주의 참혹했던 시간은 시민들의 성명서, 선언문, 일기, 사진, 기자들의 취재수첩 등으로 기록됐다. 그 기록들은 모여 훗날 감춰졌던 역사의 진실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올해로 5ㆍ18 민주화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세계인권기록물 순회전이 열리고 있다. 근현대사미술관 담다에서 지난 7일 막을 올린 <인권-보편적 가치, 문화적 기억으로>전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5ㆍ18 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라남도청을 형상화한 모형과 마주한다. 형상화는 도청에 남아있는 시민군을 향해 날아오는 계엄군의 총알을 본떴다. 총알이 주는 공포감과 반동이 커지며 만들어가는 깊이의 색감 변화는 41주년을 맞은 5ㆍ18민주화운동이 아직도 진상 규명을 위해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있음을 표현했다.
5ㆍ18 기록물은 시민들과 외국인, 진압에 참여한 군인 등 다양한 이들의 각종 증언과 기록물이 총망라됐다. 1천472명의 음성과 증언 모습이 담긴 디지털 파일, 신문사 사진기자들이 촬영한 흑백필름, 광주시민들이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볼펜으로 직접 써내려간 선언문과 일기 등 당시의 절박한 상황이 생생히 담겼다. 이 외에 프랑스, 뉴질랜드, 중국, 도미니카공화국, 파라과이, 캄보디아,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필리핀, 빌트 3국 등 총 12개국의 인권운동 역사를 담은 사진과 기록물도 함께 전시됐다. 담다에서 소장하고 있는 5ㆍ18 관련 목판화, 회화, 조형물도 함께 전시돼 인권의 가치를 다양한 장르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5ㆍ18민주회운동기록관과 광주시가 주최했다. 지난 5월 경상도와 전라도를 거쳐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순회전은 수도권에서는 근현대사미술관 담다에서 두 달간 열린다.
전시는 역사적 소중한 기록유산을 다룬 만큼 개막식부터 5ㆍ18 관련 단체, 정치계, 종교계, 사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정숙 근현대사미술관 담다 관장은 “우리가 현재 누리는 민주주의는 선배 선열의 고귀한 정신으로 이뤄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며 “역사를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전시인 만큼 학생들은 물론 주민 등 많은 분이 찾아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9일까지.
출처 : 경기일보 용인son뉴스 손기영